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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갈 생각

진화론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나치즘의 전쟁 예찬

  파시즘 자체를 구조화된 형태로 제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파시즘의 대표적인 예는 이탈리아 무솔리니와 독일의 히틀러가 제시된다. 문제는 이 둘의 행보도 상당부분 차이가 존재하기에 이 둘을 하나의 파시즘을 묶는 것에 의문을 가지는 학자들 역시 존재한다. 그렇기에 독일 히틀러의 나치 정권에 제한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나치즘은 여러 가치를 내세웠는데, 그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갈등, 투쟁 그리고 전쟁의 예찬이라고 생각한다. 이 가치의 기반을 이루는 사상은 찰스 다윈의 이론이다. 생존을 위한 투쟁은 종의 생물학적 진화를 촉진하며 강한 종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적자생존 이념은 하버트 스펜서에 의해 생물 진화의 원리가 인간 사회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사회진화론으로 연결되었고, 나치는 이러한 갈등의 기본적 개체 단위로 인종을 제시했다. 각 인종은 위계질서 안에서 갈등, 투쟁 그리고 전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치에게 평화, 나아가 영구적인 평화는 부정적인 것과 동시에 위험한 것이었다. 투쟁은 존질의 본질이며, 궁극적인 갈등인 전쟁은 예찬되어야 마땅한 것이었다.종은 영구적인 갈등에서만이 강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나치 정권의 집권이 세계 2차 대전으로 이어진 이념적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민족 우월성에 대한 이념이 인종의 외부 팽창을 정당화한 것이다. 

 

  이러한 인종 우월성에 대한 이념은 아리안 인종 내부에도 적용되었다. 순수 아리안 인종의 순수함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적 양육과 입양 프로그램이 실시되었고,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자들은 체계적으로 살해당했다. 이들은 유대인을 극히 혐오하였는데, 그 이유는 아리안 인종을 흉내낼 수 있으며, 아리안 혈통을 타락시키는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나치과 패전 중에도 자원을 들여 아우슈비츠 같은 유대인 수용소를 운영하고, 병력을 운용하여 그들을 학살하였다는 것은 실용적인 관점에서 이해될 수 없다. 이는 아리안 인종의 순수함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로 설명될 수 있을 듯 하다. 

 

  나아가 적자생존이라는 이념이 나치즘의 총통의 신격화에도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사회진화론으로 갈등의 개체가 인종으로 확장되었지만, 본디 진화론에서는 종과 종의 갈등과 동시에 개체와 개체의 갈등 역시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인종을 구성하는 개인 간에도 격차가 존재하며, 뛰어난 지도자와 엘리트 계층의 존재는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히틀러의 부족한 정치적 정당성을 일정 부분 보완해주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