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에 교황과 황제는 전략적 제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이해관계로 인해 긴장어린 갈등관계를 유지하였다. 이러한 두 권력의 갈등과 대립은 성당 건축에서도 드러난다. ‘웨스트 워크(westwork)가 그 대표격인 건축적 구현이다.
바실리카식 성당에서 성소인 반구형의 후진을 해가 뜨는 동쪽에 두고, 입구는 서쪽에 두었다. 이에 따라 동쪽은 종교적 공간이 되었고, 이에 대비되는 서쪽은 세속적 공간으로 성립되었다. 웨스트 워크는 황제의 위상을 상징하는 만큼 성당의 서쪽에 자리하였다.
웨스트 워크가 발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황제 등 세속 권력자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원래 웨스트 워크는 악의 세력에 대한 상징적 보루로서, 지상의 수호천사 미카엘에게 봉헌되었던 곳이었다. 대천사 미카엘은 세상의 악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고 여겼기 때문에, 입구 홀 위에 예배당을 만들어 그를 숭배했다. 그리고 이곳에 황제나 왕의 옥좌가 놓이게 되었는데, 이는 세속의 권력자가 지상에 거주하는 대천사 미카엘의 조력자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육중한 웨스트 워크는 중세 초기 세상의 지배자요 교회의 수호자였던 카롤링 왕조 황제의 권위를 보여준다.
성 비투스 수도원 성당, 북부 독일 코르바이, (873-885)는 전기 로마네스크 성당의 웨스트 워크를 온전하게 보전하고 있다. 성 비투스 수도원은 822년 카알 대제의 아들 경건왕 루드비히가 설립한 곳으로, 이후 수세기 동안 황제권을 지지했던 중요한 수도원 중 하나였다. 이 성당의 웨스트워크는 대표적인 '황제 건축 양식'으로, 성채를 연상시키는 육중한 모습에다 양쪽에 탑을 세워 기념비적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웨스트 워크는 세 개의 층을 가진 정사각형 평면의 단일 육면체 매스로 구성되었는데, 1층은 출입구를 겸한 연주 홀이나 부속실 등으로 쓰였고, 2층은 카알 대제에게 봉헌된 예배당으로 황제를 위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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