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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지식

성당 건축 양식에 있어 성유물 숭배와 성지순례의 영향

중세에는 성인들의 유골을 보관한 성유물함이 성묘에 버금가는 위상과 권위를 지니게 되었다.

 

중세시대 일반적인 신자들에게 신앙은 감각으로 획득한 증거들과 이에 대한 기대에 전적으로 의존하였다. 민중의 신앙은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신학이나 교리가 아니라 물리적인 증거를 요구하였다. 성인에 대한 물리적 접근은 초기 기득교에서는 성인들의 무덤, 즉 성묘순례로 나타났고, 이후에는 성유물에 대한 순례로 발전하게 되었다. 성묘와 성유물 숭배는 성지순례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었다. 성묘교회가 일찍이 순례성지가 된 것은 그러한 목적이 원천적이었음을 증명한다. 성인에 근접함은 바로 구원의 보장이었으며, 현실적으로는 그의 무덤에 더 가까이 감을 의미했다. 

 

바실리카식 교회는 로마의 바실리카를 따라 처음에는 직사각형 형태의 선형 구조로 되어 있었으나, 교회 밖에 있던 성인들의 유해를 교회 안으로 모셔오기 위한 일환으로 제단 여 부분들을 달아내면서 이 부분이 익랑으로 돌출하게 되었다. 이로써 바실리카식 교회는 전체적인 평면이 라틴십자 형태를 취하게 된다.

 

바실리카 교회의 동쪽 부분은 본래부터 성단소라고 불리면서 성소를 모아 놓은 집합소로 성상 안치소, 제단, 앱스 등이 기본 구성을 이루었다. 프레-로마네스크 때 들어와 이것으로 부족하게 되었다. 성가가 등장하면서 성가대석이 새로 추가된 변화가 제일 컸다. 보통 트랜셉트 동쪽 부분을 늘어트려 집어넣었는데 그 면적이 넓은 편이어서 앱스와 합해서 ‘슈베’라고 부르는 영역이 만들어지는 등 성직자의 공간 전반에 작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로마네스크 양식의 바탕 위에 순례를 위한 변형들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이브는 3랑식 혹은 5랑식을 취하는데, 특징적인 것은 트란셉트도 3랑식의 형태를 갖는 것입니다. 이는 네이브의 아일과 슈베(제단 쪽의 앱스와 소성당 부분)의 방사형 소성당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러면 성지순례를 하던 순례자가 성당의 전례 시간과 겹쳐도 순례가 가능하게 됩니다. 아일-3랑식 트란셉트-슈베의 방사형 소성당-3랑식 트란셉트-아일.

생 세르냉 성당 평면도

최초의 생 세르냉 수도원은 Exupere 주교 재임시인 4세기 말에 완공되었다. 이후 샤를마뉴 대제가 이 성당에 다량의 유골을 기부함으로서 중요한 순례성당으로 자리잡았다. 현재의 성당은 1080년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1096년 교황 우르바노 2세가 제단을 헌납하고 네 차례에 걸친 캠페인을 통해 1120년 완공되었다. 생 세르냉 성당은 로마네스크 순례성당의 가장 완성된 형태였기 때문에 이 성당의 도면은 Santiago de Compostela 성당 건축에 그대로 사용되었다.

 

  이 성당은 순례자를 위한 성당으로 건축되었기에 기존의 바실리카 성당에 비해 많은 변화가 시도되었다. 순례성당인 만큼 성당은 매우 크다. 천장은 목조를 사용하지 않고 석조로 네이브에는 배럴볼트, 양 아일에는 그로인 볼트를 사용하였다. 가장 중요한 점은 5랑식 성당으로 아일이 양쪽으로 4개가 배치되어 순례자가 접근하는 통로로 샤용되었고 트란셉트와 슈베에도 순례자가 둘러보는 회랑이 마련되었으며 이 순레통로를 따라 슈베에는 5개의 방사상 채플(예배실)이, 트란셉트에는 4개의 채플이 위치한다. 

 

슈베: 예수의 머리가 놓이는 부분으로 베개라는 뜻의 슈베라고 불리는 반원형 예배실이 있어 성인들의 유물들을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성유골함의 전시 및 설치는 교회 내에서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주요 성물들은 대제단과 주보랑에 연결된 여러 소성당에 배정되었다. 

 

성지순례는 교회건축에 변화를 불러왔다. 과거 단순하고 일방적인 공간성을 지녔던 바실리카 형식의 교회는 주보랑의 설치와 익랑의 확대 그리고 소성당들의 첨가로 인하여 보다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발전은 성묘와 성물숭배에 대한 기대와 요구에서 발달되었으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성물에 대한 획득과 보존 그리고 제시는 당시에 무엇보다 중요한 종교적 현상이었다. 이를 위해 교회도 자신들의 공간성을 변화시켰다. 

 

 

 

주보랑은 익랑을 거쳐 측랑과 연결되었다.

주보랑(Ambulatorium): 이동통로를 구비한 성단소라는 의미

소성당(슈베): 앱스나 지성소에 딸린 소성당들은 전례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성유물의 보존과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주보랑은 고딕시대에 거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로 자리잡게 된다.=교회의 공간을 순환적인 형태로 바꾸어, 순례의 ㅐㅇ렬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으며, 각 순례교회는 전환점으로서 순례의 길을 연장시킬 수 있었다. 

 

성단소의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도 주보랑과 소성당들의 설치로 인하여 복잡한 구조를 띄게 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교회의 교차부나 서쪽 정면부에 주로 축성되었던 첨탑도 익랑과 후진에도 추가되었다. 

 

이렇게 앱스, 주보랑, 방사형 소성당 등이 결합한 복합체로서 지성소를 오늘날 순례 지성소라고 지칭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