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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지식

서양 고대 철학

  우리는 서양 고대 철학은 탈레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탈레스는 우주의 근원을 물로 보았고, "모든 것은 물이다" 라고 주장하였다. 물은 불변적 요소(그리스어: 아르케, 독일어: 우어슈토퍼)인 액체상태의 물 자체로 존재하고, 물에서 분화된 그 밖의 모든 것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우주의 구성과 사물의 변형은 물이 분화된 대상으로 변화하고, 분화된 대상이 물로 변화되는 순환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러한 탈레스의 주장이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우주 속의 모든 것이 예외없이 인간의 사유에 의해 이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은 신비로운 것이 아니며,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유는 뮈토스mythos에서 로고스logos로, 신화적 사유에서 논리적 사유로 이행하였다. 이것이 우리가 탈레스를 최초의 철학자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아낙시만드로스와 아낙시메네스는 우주의 근원으로 다른 것을 제시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물을 불변의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탈레스의 주장은 논리적인 결점이 있었다. 만약 물이 어떠한 대상으로 분화되고, 어떠한 대상이 물로 돌아온다면, 모든 것이 모든 것으로 변형된다는 것이며, 이는 어떠한 대상이든 근원으로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근원으로 아페이론apeiron을 제시했다. 아페이론은 규정되지 않은 것, 시간과 공간적으로 한정이 되지 않은 것이다. 아낙시메네스는 근원으로 공기를 제시했으며, 후에는 근원으로 4원소라 불리는 흙, 공기, 불, 물을 제시했다.

 

  탈레스와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서는 밀레토스의 자연철학자들로 불린다. 이들은 1세대 그리스철학자들이다. 이들은 세계의 근원에 대한 질문에 답하였다.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는 2세대 그리스철학자들에 속한다. 이들은 1세대 그리스철학자들이 전제하였던 변화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였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항상 변화 속에 있다 혹은 만물은 유전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이 모든 것은 언제나 변한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모든 것이 언제나 변한다면 언어가 성립하지 않아 우리가 대화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의 주장은 모든 것은 변화 속에 있지만, 그 변화는 불변의 법칙에 따라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만물은 서로 다른 힘들 간의 대립 법칙에 따라서 항상 변화 속에 들어있다. 어떠한 사물의 건설적인 힘보다 파괴적인 힘이 크다면 그 사물은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건설적인 힘이 파괴적인 힘보다 크다면 그 사물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파르메니데스는 변화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있는 것은 생각될 수 있고, 없는 것은 생각될 수 없다. 그에게 있어 변화 개념은 어떤 것이 생겨나고, 어떤 것이 사라지는 것을 함의한다. 변화는 비존재를 전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있는 것이 없어지고, 없는 것이 있어지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변화는 불가능하다.

 

  3세대 그리스 철학자인 엠페도클레스와 아낙사고라스는 2세대 그리스철학자인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의 철학 사이를 매개하였다. 그래서 이들은 중재적 철학자라고도 불린다.

 

  엠페도클레스는 세계의 근원으로 불, 공기, 물, 흙이라는 4원소와 법칙으로 나누는 힘과 묶어주는 힘이라는 두 가지 힘을 상정하였다. 세계의 근원인 4원소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불변하다. 그러나 4원소는 묶어주는 힘의 도움을 받아 상이한 분량으로 합쳐지는 것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사물들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사물은 나누는 힘에 의해 원소들이 분리될 때 해체된다. 이 방법으로 엠페도클레스는 변화와 변화가 불가능한 것 모두를 포함하는 모델을 만들어냈다.

 

  아낙사고라스는 세계의 근원인 원소가 셀 수 없이 많다고 주장하였고, 하나의 힘만을 상정하였다. 그는 하나의 힘인 정신이 어떤 목적을 위하여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자연은 목적론적이다.